청승 떨지 않기

청승 떨지 않기
첫 취업 시즌(2016년 상반기)에 전부 탈락하고, 발리로 30일간 서핑 여행을 갔었다.

새벽부터 서핑을 하노라면
파도가 좋고,
바다는 나의 것이며,
상어도 꿈나라에 있을테다.

동이 틀 무렵에는
하늘색보다 바다색이 앞서 변하고,
비라도 내린다면
무지개가 무지 크다.

큰 파도를 넘을 때면
하늘로 승천하는 손오공이 되고,
큰 파도에 휩쓸릴 때면
세탁기 속 빨래감이 된다.

파워풀한 자연 앞에
나약한 존재가 되다보면,
별 것 아닌 일들에
청승떨지 않게 된다.

바다 위에서 비 맞으면,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