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코드 1년 후기

클로드 코드 1년 후기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지난 1년간 클로드코드를 사용하고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1. 도파민 대잔치

되돌아보니, 지난 1년은 도파민 대잔치였다.

클로드코드를 사용하기 전부터 Cursor로 사이드 프로젝트(Posteady.com)를 만들고 있었는데, 아직 LLM들의 코딩 성능이 좀 부족하던 시절이라 도파민 대잔치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2025년 6월부터 클로드코드를 쓰기 시작하면서 개발 속도에 불이 붙자, 도파민 대잔치가 시작되었다. 저녁 8~9시쯤 애들을 재우면서 같이 잠들고, 새벽 2시쯤 일어나서 출근 시간 까지 계속 개발하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도파민에 절어서, 자는 시간도 아까웠는지 피곤해도 눈이 떠지더라. (사실상 수면 장애)

2. 굿바이 스택오버플로우

2018년부터 2024년까지는 StackOverFlow.com에 매일 최소 1번은 방문했던 것 같다. 개발하다가 무언가 되지 않는 이유와 되는 이유를 찾기 위해. 그런데 지난 1년간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고, 존재 자체를 잊고 지냈다.

마찬가지로, 2023년부터 사이드 프로젝트에 Next.js와 Supabase를 사용하면서, (초기 버전이라 이슈가 많았어서) 자연스럽게 공식 Discord 채널에 일주일에 1번 이상은 질문을 올렸는데, 이제는 아예 접속조차 하지 않는다.

이 블로그도 개발 블로그로 시작했었는데, 이제는 개발과 관련된 글은 거의 올리지 않게 되었다. 나조차도 개발과 관련된 것들은 더 이상 블로그를 찾아보지 않고 LLM에게 물어보거나, 혹은 아예 물어볼 필요도 없이 개발 과정에서 LLM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선행자들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LLM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3. 유일한 병목

Cursor를 쓸 때는 코드 변경 사항을 하나씩 확인했지만, 클로드코드를 쓴 이후에 코드 변경을 세세하게 검토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시스템 아키텍쳐와 구현 방식/방향은 여전히 꼼꼼하게 체크하는데, 이 지점에서 병목이 발생한다.

지난 1년간 개발한 Posteady.com 의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면서, 클로드코드가 참고해야 하는 컨텍스트 규모가 커지고, 복잡도가 높아지다 보니 단순한 작업 외에는 대부분 Superpowers 스킬을 사용한다. (마무리는 /simplify)

그런데 이 스킬은 작업을 진행하기 전에 구현 방향과 방식을 정하기 위한 질문도 많고, 구현 계획 문서와 코드 리뷰 결과 등, 읽어야 하는 코드 글의 양이 많다.

결국 내 독해 속도가 유일한 병목이 된다.

4. 모니터 다다익선

처음에는 모니터 1대로 시작했다가, 하나씩 늘려서 모니터 3대가 되었다.

지난 3년간 Raycast를 적극적으로 쓴 덕에 단축키 최적화가 잘 된 편이라 화면 전환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지만, 클로드코드 3개 이상부터는 모니터를 1개만 쓰면 화면 전환을 너무 자주해서 불편했다.

그렇다고 모니터 하나에서 터미널을 여러 개로 나눌 수도 없었다. 나는 시력 보호를 위해 코드도 글자도 크게 보는 편이기 때문이다. 모니터 하나에 터미널 2개 이상은 무리였다. (터미널은 Warp 사용 중)

결국 모니터를 늘려서 모니터당 2개씩 총 6개의 worktree로 클로드코드를 돌리는 세팅에 정착했다. 그리고 세 번째 모니터를 구매한 2026년 2월 말부터 확실하게 작업 속도가 빨라졌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양쪽 모니터에서는 각각 2개씩 총 4개의 작업이 진행 중이다.)

회사 업무와 육아 덕분에 commit 수가 많지는 않지만, 모니터 추가 이후 확실히 작업 속도는 빨라졌다.

멀티태스킹이 잘 되는 분들은 모니터가 많을수록 좋을 것 같다. 나는 6개 이상은 클로드코드 작업 속도를 내가 따라갈 수 없었고, 내 금붕어급 기억력 덕분에 이게 무슨 작업이었는지 잊어버려서 6개가 최적이었다.

물론 결과물 퀄리티가 크게 상관없는 작업이거나, 유료 서비스 개발이 아니라면 클로드 코드를 더 많이 돌리거나, 하네스를 깎아서 알아서 몇 시간씩 작업하게끔 세팅하겠지만,

Posteady.com은 대부분 유료 결제해서 사용하는 1인 사업자나 마케팅 대행사들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중요해서 그럴 수 없었다.

5. 그리운 손코딩

나는 2017년 12월부터 개발 공부를 시작했고, 2018년부터 개발자로 일했다. 돌이켜보면 운이 좋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5년간 개발자 황금기(?)였기 때문이다.

2018년쯤에는 AWS가 국내에 적극적으로 보급되면서, 많은 회사가 클라우드로 전환하던 시기였는데 DevOps는 거의 없던 시절이라 주니어 백엔드 개발자들도 성장에 도움 되는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많았고,

네카라쿠배를 비롯한 테크 회사들과 스타트업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확장하기 시작한 시기라 취업과 이직도 수월했다.

이즈음부터 생활코딩을 넘어선 인프런에 다양한 개발 강의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개발 서적 스터디나 개발자들이 모이는 컨퍼런스도 활발해서 사람들과 함께,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객체지향 프로그래밍(OOP), 클린코드, 이펙티브 자바 같은 책들 내용을 실무에 적용하면서 코딩의 재미를 많이 느꼈었는데, 이제는 그 쾌감(?)을 느낄 틈조차 없어진 것 같아 아쉽다.

6. 앞으로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직접 코드를 작성하지 않고, 클로드코드와 코덱스로만 개발한다. 집에서는 1년 되었고, 회사에서는 6개월 전부터 엔터프라이즈 계정을 제공해줬다.

내가 개발자로 일한 9년 중 지난 1년의 변화는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이었다. 특히 해고가 자유로운 이곳 미국에서는 개발자들의 직업 안정성이 확 떨어졌다.

AI에 대체되기 쉬운 평범한 개발자인 내가 하는 준비는 단순하다. 월급 의존도 낮추기.

모두의 손에 AI라는 도구가 주어졌다. 비개발자들이 뛸 수 있게 되었다면, 개발자들에게는 날개가 달린 것이다. 각자의 선택이다. 날개를 퍼덕거리며 날아갈 준비를 하거나, 닭처럼 편히 지내다가 치킨 혹은 치킨집 사장이 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