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밑줄 친 문장들
2020년부터 매년 내 나이만큼 책 읽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20년 31살에 읽은 31권의 책에서 밑줄 친 내용들을 정리한다.
『 자기 앞의 생 』
로맹 가리(Romain Gary), 1975
저자가 의견을 직접 말하는 책들은 주로 머리로 읽어왔지만,
장편 소설 같은 문학 작품은 오로지 가슴(?)으로 읽고 감상하는 것이 나의 독서 습관이다.
전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한 문학 작품이라도 그 메시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이야기의 흐름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희열과 (나의 짧은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유명한 작품도 오로지 글을 읽는 재미에 집중해서 읽었는데, 나의 첫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그런지, 후반부로 갈수록 느껴지는 감정의 농도가 짙어졌다.
부모 없이 자라는 10살(14살)짜리 주인공의 강인한 것 같으면서도 한없이 연약한 내면이 적나라하게 보여질 때면, 좋은 아빠가 되어야지.
, 딸에게 행복한 어린 시절을 선사해줘야지.
라고 다짐하는 나 자신이 거울처럼 비추어졌다.
조리원 침대에 누워, 누런 조명에 기대어 읽어나간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어떤 메시지가 뚜렷하게 떠오르기보다는 내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짙고 깊은 감정에 휩싸였었다.
책을 덮고 주위를 둘러보니, 온종일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지쳐 잠든 와이프와, 이 세상을 맞이한 것에 큰 감흥이 없다는 듯 곤히 잠든 아이가 보였고, 이 두 존재를 내가 더 크게 품어야겠다는 따스하면서도 조금은 외로운 감정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위대한 문학은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 하밀 할아버지는 내가 표현할 수 없는 것, 바로 그것을 추구해야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것, 바로 거기에 그것이 있다고 말했다. (p.121)
- 나는 너무 행복해서 죽고 싶은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손 닿는 곳에 있을 때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p.127)
- 시간은 세상의 어느 것보다도 늙었으므로 걸음걸이가 너무 느렸다. (p.139)
- “난 뭘 하기에 너무 어려본 적이 한 번도 없잖아요, 아줌마.” (p.286)
『 그리스인 조르바 』
원서 제목은 VIOS KE POLITIA TU ALEXI ZORBA
by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1946
이 책은 나의 2020년 프로젝트 중 하나인 내 나이 만큼 책 읽기
의 마지막(31번) 책이다.
마지막 책이었는데, 올 해 읽은 31권의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이다.
원래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는, 지인들을 만날 때 마다 그들의 인생책을 물어보고 그 책들을 읽고자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지인들을 별로 만나지 못하여 다른 누군가의 인생책을 물어봐야 했다.
다행히 스누라이프에 2020년 4월에 올라온 동문 여러분들의 인생책은 무엇인가요?
라는 게시글을 찾을 수 있었고, 총 77개의 댓글 중에 첫 댓글에 달린 <그리스인 조르바>를 바로 인터넷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지루하고 어려운 장편소설일까 걱정했는데 완전히 빠져들어 읽었고, 짙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조르바라는 사람을 내 머릿 속에 묘사해갔는데, 점차 조르바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를 닮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책 말미에 역자의 글을 통해 조르바가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그가 실존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까지 했다. 2020년은 저물어 가는데 이 책은 행간이 좁고 비교적 두꺼운(480p) 책이어서 처음에는 다소 속도를 내서 읽으려 노력했지만,
곱씹어 볼 깊이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결국 속도는 포기하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게 되었다.
다시 읽어보면 또 새로울 것 같은 책이다. 강추!
- 빛줄기는 내친걸음에 카운터까지 뛰어올라 술병을 휘감았다. (p.8)
- “내가 산투르를 칠 때는, 당신이 말을 걸 수도 있겠지만, 내게 들리지는 않아요. 들린다고 해도 대답을 못 해요. 하려고 해도 안 돼. 할 수가 없어.” “그 이유가 무엇이지요, 조르바?” “이런, 모르시는군. 정열이라는 것이지요. 바로 그게 정열이라는 것이지요!” (p.21)
-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p.24)
- 나는 뱃머리에 서서 시야에 드러난 기적을 만끽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버려두었다. (p.26)
- 우리는 영혼이라는 이름의 짐을 지고 다니는 육체라는 이름의 짐승을 실컷 먹이고 마른 목은 포도주로 축여 주었다. (p.56)
- 행복을 체험하는 동안에 그것을 의식하기란 쉽지 않다. 오직 행복한 순간이 과거로 지나가고 그것을 되돌아볼 때에만 우리는 갑자기 -이따금 놀라면서-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깨닫는다. 그러나 이 크레타 해안에서 나는 행복을 경험하면서,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p.98)
- “먹은 음식으로 뭘 하는가를 가르쳐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말해 줄 수 있어요. 혹자는 먹은 음식으로 비계와 똥을 만들어 내고, 혹자는 일과 좋은 기분을 만들어 내고, 혹자는 신을 만들어 낸다나 어쩐다나 합디다. 그러니 인간에게 세 가지 부류가 있을 수밖에요.” (p.100)
- 인간의 영혼이란 어떤 기후, 어떤 침묵, 어떤 고독, 어떤 무리 속에 있는지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 (p.134)
- 나는 내 인생을 돌아보았다. 미적지근하고 모순과 주저로 점철된 몽롱한 반생이었다. (p.175)
- “그럼 조르바, 당신이 책을 써보지 그래요? 세상의 신비를 우리에게 모조리 설명해 주면 그도 좋은 일 아닌가요?” 내가 비꼬았다.
“왜 안 쓰느냐, 이유는 간단해요. 나는 당신의 소위 그 <신비>를 살아 버리느라고 쓸 시간을 못 냈지요. 때로는 전쟁, 때로는 계집, 때로는 술, 때로는 산투르를 살아 버렸어요. 그러니 내게 펜대 운전할 시간이 어디 있었겠어요? 그러니 이런 일들이 펜대 운전사들에게 떨어진 거지요. 인생의 신비를 사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살 줄을 몰라요. 내 말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p.313) - “어서 옷을 입고 칼라를 세우고 넥타이를 맬 일입니다. 표정도 좀 심각하게 지어요! 대가리는 안 달고 있어도 상관없는데, 모자는 제대로 된 걸 써야 한단 말입니다……! 이 미친놈의 세상에서는!” (p.329)
- “아니요,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이 묶인 줄은 다른 사람들이 묶인 줄보다 좀 길 거예요. 그것뿐이오. 두목, 당신은 긴 줄 끝에 매달려 있으니까, 이리저리 다니고, 그리고 그걸 자유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 줄을 잘라 버리지 못해요. 그런 줄은 자르지 않으면……” (중략)
“두목, 어려워요.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려면 당신한테는 무식이 좀 필요해요. 무식, 아시겠어요? 모든 걸 걸고 도박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머리가 힘이 세니까 항상 그 머리가 당신을 이겨 먹을 거라고요. 인간의 머리란 구멍가게 주인과 같은 거예요. 계속 장부에 적으며 계산을 해요. 얼마를 지불했고 얼마를 벌었으니까 이익은 얼마고 손해는 얼마다! 머리란 아주 좀상스러운 소매상이지요. 가진 걸 몽땅 거는 일은 절대 없고 꼭 예비로 뭘 남겨 둬요. 머리는 줄을 자르지 않아요. 아니, 아니지! 오히려 더 단단히 매달려요, 이 잡것은! 붙잡고 있던 줄을 놓치기라도 하면 머리라는 이 병신은 그만 허둥지둥하다가 완전 끝장나 버려요. 그런데 사람이 이 줄을 끊어 버리지 않으면 산다는 게 무슨 맛이겠어요? 노란 카밀러 맛이지. 멀건 카밀러 차 말이오. 럼주하고는 완전히 다르다고요. 럼주는 인생을 확 까뒤집어 보게 만드는데!” (p.428) - (역자의 글) 카잔차키스의 이름을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은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인생과 작품의 핵심에 위치하는 노른자위 개념이자 그가 지향하던 궁극적인 가치의 하나인 ‘메토이소노’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메토이소노’는 ‘거룩하게 되기’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임계 상태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것이 ‘메토이소노’다. (중략) 포도가 포도즙이 되는 것은 물리적인 변화다. 포도즙이 마침내 포도주가 되는 것은 화학적인 변화다. 포도주가 사랑이 되고, ‘성체’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메토이소노’다. (p.460)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2015
올 초 내 나이만큼 책 읽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지인들을 만날 때 마다 그들의 인생책
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바로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내 주변에는 나보다 못난 사람이 드물어서, 그들이 인생책이라고 여기는 책들은 실패하지 않을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KBS의 PD로 일하다 퇴사하고, 현재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2018년에 나와 함께 사업 팟캐스트도 진행했던 정사장(팟캐스트 닉네임)이 꼽은 인생책이다.
잠깐 팟캐스트 이야기를 해보자면, 2018년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백수가 된 대학 동기 세 명이 진행한 사업 팟캐스트였다. 정사장과 지금은 인기 유튜버가 된 김진짜, 그리고 한백수(==나)가 사업가들을 초대해서 인터뷰하는 형식의 팟캐스트였다. 요즘에 유튜버 신사임당이 하는 사업가 인터뷰의 팟캐스트 버전이라고 하면 다름 없다.
국비지원학원을 다니면서 이 팟캐스트를 병행한 덕분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정말 진하게 할 수 있었다. 거의 매 주 다양한 분야의 사업가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시야를 넓힐 수 있었고, 직업관도 더 뚜렷해졌다. 나의 직업관은 돈은 조금 나중에 벌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과 직업이 일치하는 삶을 먼저 구축하는 방향이었다.
하지만 올 해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한 가지 직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절묘한 타이밍에 정사장이 추천해준 인생책이 바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였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30년 넘게 작가로 살아온 것에 대한 생각이 담긴 책이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즉각적으로 나의 진로를 바꾼다거나 어떤 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진로를 다시 결정해야 할 순간이 찾아온다면, 좋은 레퍼런스가 될 책이었다.
- ‘논픽션’이라는 ‘성역’의 파수꾼 호랑이들의 꼬리를 밞아버린 모양입니다. (p.12)
-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신인 작가’들이 조용히 어디론가 사라져갔습니다. (중략) 소설가의 정원은 한정이 없지만 서점의 공간은 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p.19)
- 효율성이 떨어지는 우회하기와 효율성이 뛰어난 기민함이 앞면과 뒷면이 되어서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중층적으로 성립합니다. (p.24)
- 인생 설계란 웬만해서는 예정대로 풀리지 않는 것입니다. (p.34)
- ‘좋아하는 일이라면 어쨌든 불평불만 없이 열심히 한다’는 게 내 장점입니다. (p.44)
- ‘참된 작가에게는 문학상 따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주 많다’ (p.72)
- 나는 너무도 개인적인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인간 속에는 나 자신의 고유한 비전이 있고 거기에 형태를 부여해나가는 고유한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그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삶의 방식에서부터 개인적이 되지 않을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글을 쓸 수 없는 것입니다. (p.78)
- 폴란드 시인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는 말했습니다. ‘원천에 가 닿기 위해서는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흐름을 타고 내려가는 것은 쓰레기뿐이다’ (p.101)
- ‘아직은 잘 쓰지 못하지만 나중에 실력이 붙기 시작하면 사실은 이러저러한 소설을 쓰고 싶다’라는, 합당한 내 모습이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그 이미지가 항상 하늘 한복판에 북극성처럼 빛나고 있던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그냥 머리 위를 올려다보면 됩니다. 그러면 나 자신의 지금 서 있는 위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잘 보였습니다. 만일 그런 정점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곳곳에서 상당히 헤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p.105)
- 만일 당신이 뭔가 자유롭게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것보다 오히려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원래 어떤 것인가’를, 그런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문제를 정면에서 곧이곧대로 파고들면 얘기는 불가피하게 무거워집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야기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자유로움은 멀어져가고 풋워크는 둔해집니다. (p.110)
- 상상력이란 그야말로 맥락 없는 단편적인 기억의 조합combination을 말합니다. (p.125)
- 옛날부터의 습관으로 200자 원고지로 계산합니다. 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잘 안된다 싶어도 어떻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는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쓸 수 있을 때는 그 기세를 몰아 많이 써버린다, 써지지 않을 때는 쉰다, 라는 것으로는 규칙성은 생기지 않습니다. (p.150)
- 건축 현장에 ‘양생’이라는 단계가 있습니다. 제품이나 소재를 ‘재워둔다’는 것입니다. (p.154)
- 작품을 써낸 시점에는 틀림없이 그보다 더 잘 쓰는 건 나로서는 못 했을 것이다, 라고 기본적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그 시점에 전력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p.165)
- 내 작품이 간행되고 그것이 설령 혹독한 비판을 받는다고 해도 ‘뭐, 어쩔 수 없지’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할 만큼은 했다’는 실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p.167)
- ‘해야 할 일은 똑 부러지게 했다’는 확실한 실감만 있으면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두려워할 게 없습니다. (p.167)
- 시간을 소중하게, 신중하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것은 곧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성을 대할 때와 똑같은 일이지요. (p.168)
- 소설을 쓴다는 작업에 관해서 말한다면 나는 하루에 다섯 시간쯤 책상을 마주하고 상당히 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의 강함은 내 안에 천성적으로 갖춰진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획득한 것입니다. (p.190)
- 작은 주전자는 금세 물이 끓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금세 식어버립니다. 한편 큰 주전자는 물이 끓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끓은 물은 웬만해서는 식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 아니라 각각 용도와 본연의 특징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p.209)
- ‘나는 무엇 때문에 영어(혹은 특정한 외국어)를 배우려고 하는가’라는 목적의식입니다. 그것이 애매하면 공부는 그냥 ‘고역’이 되어버립니다. (p.212)
-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 흥미가 있는 일에 대해서는 열심히 철저하게 파고드는 성격입니다. 어중간한 지저멩서 ‘뭐, 됐어’라고 멈춰버리지는 않습니다. 나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합니다. 그러나 흥미를 가질 수 없는 일은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라고 할까,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이 어떻게 해봐도 들지 않습니다. 그런 쪽을 딱 잘라버리는 건 예전부터 상당히 확실했습니다. ‘이러저러한 것을 해라’ 하고 외부에서(특히 위에서) 지시하는 일에 관해서는 아무리 노력해봐도 대충대충 넘어가버리게 됩니다. (p.214)
- 나 자신이라는 존재를 뭔가 다른 체계에 맡길 수 있게 되면, 세계는 좀 더 입체성과 유연성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건 인간이 이 세계를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자세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독서를 통해 그것을 배운 것은 나에게는 큰 수확이었습니다. (p.226)
- 대체적으로 나 자신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만 의식하면서 썼습니다. (p.259)
- 모든 창작 행위에는 많든 적든 스스로를 보정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p.260)
- 좀 더 팽팽하게 긴장된 환경에 자리를 잡고 새로운 프런티어를 개척하고 싶다. 나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다. (p.298)
- 새로운 프런티어에 도전하는 의욕을 항상 간직한다는 것은 창작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p.311)
『 인연 』
피천득, 1996
이 책은 김진짜가 사석에 자주 언급한 책이라 구매했다.
주변에 다독하는 지인이 별로 없는 탓에, 책을 많이 읽어온 진짜형(나보다 1살 많음)이 자주 언급하거나 추천하는 책은 가급적 읽어보고자 한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똑똑하고 메타 인지가 높고, 사람 냄새가 나는 형이다.
이 책도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 가족이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살았던 10평도 안되는 단칸방과 그 집 향기를 떠올리며 읽었는데, 이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다시 살펴보니, 1996년에 쓰여진 책이어서 신기했다.
1997년은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비극이 있었던 해라서, 그 집의 향기는 아련하고 서글픈 향인데, 이 책에서 나는 사람 냄새도 아련하고 조금은 서글펐다.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태어난지 50일 된 내 딸을 사랑하는 내 마음과 잘 어울러져 딸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
가볍지만 차분하게 읽히는, 아련하고 따뜻한 책이었다.
- 내게 효과가 있는 다만 하나의 강장제는 다스한 햇볕이요, ‘토닉’이 되는 것은 흙냄새다. (p.21)
- 남의 파트가 연주되는 동안 기다리고 있는 것도 무음(無音)의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p.55)
- 나는 속인(俗人)이므로 희랍 학자와 같이 자반 한 마리와 빵 한 덩어리로 진리를 탐구하기는 어렵다. (p.86)
- 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엄마한테서 받은 것이요,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 것은 엄마를 일찍이 잃어버려 그의 사랑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때문이다. (p.101)
- 큰 일을 하는 분은 대범하다는 말은 둔한 머리의 소유자가 뱃심으로 해 나간다는 말이다. 지도자일수록 과학적 정확성과 예술적 정서를 가져야 한다. (p.149)
- “가난한 것이 비극이 아니라 가난한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비극이다.” (p.180)
- “늙어서 젊은이와 거리가 생김은 세대의 차가 아니라 늙기 전의 나를 잃음이다.” (p.181)
- “위대한 사람은 시간을 창조해 나가고 범상한 사람은 시간에 실려 간다. 그러나 한가한 사람이란 시간과 마주 서 있어 본 사람이다.” (p.183)
- 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고운 얼굴을 욕망 없이 바라다보며, 남의 공적을 부러움 없이 찬양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 사람을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p.196)
- 멋은 허심하고 관대하며 여백의 미가 있다. 받는 것이 멋이 아니라, 선뜻 내어 주는 것이 멋이다. (p.198)
- 사람은 저 잘난 맛에 산다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 잘난 맛에 사는 것이다. 이 반사적 광영이 없다면 사는 기쁨은 절반이나 감소될 것이다. (p.203)
- 화제의 빈곤은 지식의 빈곤, 경험의 빈곤, 감정의 빈곤을 의미하는 것이요, 말솜씨가 없다는 것은 그 원인이 불투명한 사고방식에 있다. (p.209)
- 우리는 이야기를 하고 산다. 그리고 모든 경험은 이야기로 되어 버린다. 아무리 슬픈 현실도 아픈 고생도 애끓는 이별도 남에게는 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 이 흐르면 당사자들에게도 한낱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날의 일기도 훗날의 전기도 치열했던 전쟁도 유구한 역사도 다 이야기에 지나지 아니한다. (p.212)
- 사람은 본시 연한 정으로 만들어 졌다. 이런 연민의 정은 냉혹한 풍자보다 귀하다. (p.254)
- 포숙(飽淑)이 관중(管仲)을 이해하였듯이 친구를 믿어야 한다. 믿지도 않고 속지도 않는 사람보다는 믿다가 속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p.263)
- 마음 놓이는 친구가 없는 것 같이 불행한 일은 없다. 늙어서는 더욱 그렇다. 나에게는 수십 년간 사귀어 온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하나 둘 세상을 떠나 그 수가 줄어 간다. 친구는 나의 일부분이다. 나 자신이 줄어 가고 있다. (p.264)
『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2002
이 책 또한, 내 나이만큼 책 읽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지인들을 만날 때 마다 그들의 인생책
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구매한 책 중 하나다.
이 책은 드론으로 축구경기 영상을 찍어주는 사업으로 유명해졌던, 고알레
라는 축구 컨텐츠 회사를 만들고 운영했던 상도동 말디니
형이 꼽은 인생책이다. 말디니 형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서평에 소개했던 사업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모신 것이 인연이 되어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이 책은 말디니 형이 여행업에 매력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고, 이 책으로 인해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했다.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지만 그만큼 얻는 것이 많은 책이라고 하셨는데, 읽어보니까 실제로 그랬다.
제목이 <여행의 기술>이고 내용도 여행을 기반으로 쓰여졌지만, 이 책이 말하는 여행은 다른 국가나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에 국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인생이라는 여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키고, 내 인생에서 무심하게 지나쳤던 것들을 날카롭게 꼬집는 책이었다.
- 행복을 찾는 일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면, 여행은 그 일의 역동성-그 열의에서부터 역설에 이르기까지-을 그 어떤 활동보다 풍부하게 드러내준다. (p.17)
- 예술 작품에서도 상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단순화와 선택이 이루어진다. 예술적인 이야기들은 현실이 우리에게 강제하는 것들을 뭉텅 생략해버린다. (p.24)
- 삶 자체는 이런 이야기 양식에 따라서, 반복과 엉뚱한 강조와 논리가 서지 않는 플롯으로 우리를 지치게 만들곤 한다. (중략) 그렇기 때문에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p.25)
- 기억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바로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생각하며 보낸 과거의 많은 시간, (중략) (p.35)
- 아름다운 대상이나 물질적 효용으로부터 행복을 끌어내려면, 그 전에 우선 좀더 중요한 감정적 또는 심리적 요구들을 충족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p.39)
- (중략) 꿈결 같은 분위기. 이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일상적 자아 밖으로 나와, 안정된 환경에서라면 얻기 힘든 생각과 기억에 접근하게 된다. (p.77)
-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p.78)
- 해야 할 일이 생각뿐일 때에 정신은 그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치 남의 요구에 의해서 농담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투를 흉내내야 할 때처럼 굳어버린다. (p.78)
-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얻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p.102)
- 자신에게 없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것이 사랑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사랑할 때는 우리 자신의 문화에는 빠져 있는 가치들에 좀더 가깝게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도 따라갈 것이다. (p.117)
- 플로베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어른이 되면 상상 속에서 우리의 충성심이 향하는 대상에 따라서 우리의 정체성을 재창조할 자유를 얻는다. (p.130)
- 쓸모에는 (그것을 인정하는) 청중이 따른다. (p.144)
- 우리는 1만6,000점의 새로운 식물 종을 가지고 돌아가는 대신, 저녁 초대를 받을 만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삶을 고양해주는 작은 생각들을 가지고 여행에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p.148)
- 워즈워스는 우리의 영혼에 유익을 줄 수 있는 감정들을 느끼기 위해서 풍경 속을 돌아다녀보라고 권했다. 나는 작아진 느낌을 얻기 위해서 사막으로 출발했다. (p.204)
- 숭고한 풍경은 우리를 우리의 못남으로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익숙한 못남을 새롭고 좀 더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해준다. 이것이야말로 숭고한 풍경이 가지는 매력의 핵심이다. (p.215)
- 숭고한 장소는 일상생활이 보통 가혹하게 가르치는 교훈을 웅장한 용어로 되풀이한다. (p.215)
- 이제는 별로 그럴듯하게 느껴지지 않는 성경 텍스트의 구체적인 주장과 조직된 종교로부터는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런 풍경들을 통해서 더 큰 힘과 감정적인 연결을 가지고 싶어했다. (p.219)
- 가장 훌륭한 태도로, 가장 예의를 갖추어 우리를 넘어서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은 아마 자연의 광대한 공간일 것이다. 그런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우리의 삶을 힘겹게 만드는 사건들, 필연적으로 우리를 먼지로 돌려보낼 그 크고 헤아릴 수 없는 사건들을 좀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p.228)
- 수준이 낮은 예술은 보여줄 것과 생략할 것에 대한 일련의 수준 낮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P.243)
- 그는 더 깊은 사실주의를 성취하기 위해서 소박한 사실주의를 희생시키려고 했다. (p.259)
- 예술은 예술가들에게만 있는 독특한 정서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예술은 단지 열광에 기여하고, 우리가 이전에는 모호하게만 또는 성급하게만 경험한 감정들을 좀더 의식하도록 안내할 뿐이다. (p.268)
- 총알에게는 빨리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에게는-그가 진정한 사람이라면-느리게 움직이는 것이 해가 되지 않는다. 사람의 기쁨은 결코 가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p.280)
- 테크놀로지는 아름다움에 쉽게 다다가게 해줄지 모르지만, 그것을 소유하거나 감상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p.281)
『 상자 밖에 있는 사람 』
원서 제목은 Leadership & Self-Deception; Getting out of the Box
by 아빈저연구소(The Arbinger Institute Properties, Inc.), 2010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이종립님의 블로그 글, 나의 성장을 도와준 고마운 책들에서 추천하신 책이라 구매했다.
종립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나도 이 책을 더 빨리 접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책 표지 뒷면에 적힌 추천평(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 삶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없었다.
)에 진심으로 동감했다.
내용 자체가 엄청 특별하거나 기존에 없던 내용은 아니다. 그런데 상자 밖에 있는 것 vs 상자 안에 있는 것
으로 개념을 형상화하기 때문에 더 크게 와닿는다.
먼 과거로 돌아갈 필요 없이 당장 2020년만 돌이켜봐도, 나는 상자 안에 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내가 상자 안에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했다.
요즘 상대방에게는 말하지 않고 상자 밖에 있는 연습을 해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아서 놀랐다. 상자 밖에 24⁄7 동안 있을 수는 없겠지만, 상자 밖에 존재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다 보면, 정말로 내가 더 큰 사람이 되어있을 것 같다.
더 많은 시간을 상자 밖에 있기 위해서, 상자 안에 들어가고 싶을 때마다 외울 나만의 주문을 하나 만들었다. 나는 바다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바다는 깨끗한 물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아늑하게 품는다. 나는 바다 같은 사람이다.
- 우리의 생각은 지식보다 작다. 우리의 지식은 사랑보다 작다. 우리의 사랑은 존재보다 작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나는 실제의 나보다 그만큼 작다. - R. D. 랭 (p.19)
- 우리가 특정한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믿으려 할 때 즉, 자기기만을 할 때 우리는 상자안에 들어갑니다. (p.40)
- 우리가 외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든지 간에, 사람들은 우리 마음에서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따라 주로 반응합니다. (p.66)
- 비난은 감정에 속하고 낙관은 의지에 속한다. 인간은 감정보다 더 큰 존재이다. - 알랭 탁닛한 (p.103)
- 자기 배반
-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에 반하는 행위를 ‘자기배반’이라고 부른다.
- 내가 자기배반할 때, 나는 자기배반을 정당화시키는 방식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한다.
-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방식으로 세상을 볼 때, 사실을 보는 나의 시각은 왜곡된다. (p.133)
- 지금부터 10년 뒤 여런분은 잘못해서 우회하는 일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더 많을 것입니다. 밧줄을 던져 버리고 안전한 항구에서 벗어나 멀리 항해하십시오. - 마크 트웨인 (p.193)
-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계 기술을 가지고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바로 잡으려고 하는 노력이 결실을 얻지 못하는 것은 결코 그러한 기술부족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자기배반 때문에 생겨납니다. 사람과 관련된 문제는 그것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서 그렇기 보다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개입 방법 그 자체가 곧 해결책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풀리지 않고 어렵게만 보이는 것입니다.” (p.224)
- “우리가 상대방을 위해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그 순간, 그들을 인간으로서 그 가치를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게 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한 인격체를 가진 존재로 보는 순간, 그들은 나만큼 실제적이며 정당한 필요사항과 소망, 걱정을 가진 한 사람으로 보게 되고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한 인간으로 보게 됩니다. 그 결과 상대방에 대한 저항을 멈추고 나는 상자 밖에 존재하게 됩니다.” (p.240)
- “단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것과 가능성에 동기를 부여하며, 훨씬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내가 한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책임’이 만족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만족감이 커질수록 당신은 다른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과 당신의 그릇이 커질 것입니다. (후략)” (p.244)
- 학습자료
- 자기배반은 자기기만과 “상자”안으로 이끈다.
- 상장 안에 있을 때, 당신은 결과(성과)에 집중할 수 없다.
- 당신의 영향력과 성공의 크기는 얼마나 상자 밖에 존재하느냐에 달려 있다.
- 다른 사람들에게 저항하는 것을 그만둘 때 당신은 상자 밖에 있게 된다. (p.276)
- 실천하기
- 완벽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고, 지금보다 더 좋아지려고 노력하라.
- 아직 학습내용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상자’나 기타 단어들을 사용하지 마라. 다만 당신 자신의 삶에서 그 원리들을 적용하라.
- 다른 사람들의 상자를 찾지 말고, 먼저 당신 자신의 상자를 찾아라.
- 다른 사람들이 상자 안에 있다고 힐난하지 말고, 당신이 상자 밖에 있도록 노력하라.
- 당신이 상자 안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자신에 대해 포기하지 마라. 계속 노력하라.
- 당신이 상자 안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마라. 사과하고, 계속해서 전진하라. 미래에 다른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라.
- 다른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마라. 그들을 돕기 위해 당신이 올바르게 행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춰라.
-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돕고 있는지에 대해 염려하지 마라.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있는지에 대해 걱정하라. (p.276)
『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
원서 제목은 The Right It: Why So Many Ideas Fail and How to Make Sure Yours Succeed
by 알베르토 사보이아(Alberto Savoia), 2019
책에서 말하는 프리토타입(Pretotype)이 그렇게 인상깊지는 않았다. 스타트업들이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빠르게 만들어서 시장 반응을 통해 데이터를 얻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에 대해, 나는 이미 익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검증해야 할 때가 온다면, 이 책을 다시 펼쳐볼 것 같다. 이 책은 식상한 제목이 내용의 신선함을 갉아 먹었다고 생각한다. 원서 제목(The Right It)을 그대로 번역해서 <될 놈>이라고 지었으면 책이 훨씬 잘 팔리지 않았을까..
물론 출판사에서도 나름의 경험치와 데이터를 가지고 결정했겠지만.. 너무 식상한 제목이라 2005년쯤 출간된 책으로 느껴진다.
- 여러 결과 중에서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실패’다. (p.39)
- 대부분의 신제품은 시장에서 실패한다. 유능하게 실행해도 마찬가지다. (p.41)
- 실패(Failure)는 출시(Launch) 또는 운영(Operation) 또는 전제(Premise) 때문이었다. (p.55)
- 제대로 만들기 전에, ‘될 놈’을 만들어라. (p.59)
-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은 데이터가 아니다. 데이터 비슷한 것 조차 아니다. 의견은 주관적이고 편향된 판단이다.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증거도 없이, 비판적으로 던지는 ‘추측’에 불과하다. (p.65)
- 사람들은 의견이나 조언을 주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별생각 없이 의견이나 조언을 내놓는다. 왜냐하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p.77)
- ‘시장이 있다면 방법은 있다.’ (p.112)
- “의견이 아무리 많아봤자, 결정은 돈이 한다.” (p.238)
-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 설득력 있는 충분한 증거를 제공해서 유죄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은 검사다. 하지만 형사법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법정에 세우는 시장의 법칙으로 오게 되면, 우리는 내 아이디어가 ‘안 될 놈’이라는 ‘유죄’ 추정에서부터 시작한다. 내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실패할 거라고 일단 가정하고 들어간다. 확고한 증거를 충분히 제공해서 배심원의 마음을 내 아이디어에 호의적인 쪽으로 돌려놓아야 하는 것은 우리 책임이다. (p.245)
- ‘생각은 글로벌하게, 테스트는 로컬하게’ (p.267)
- 시제품이 답해주는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가 이걸 만들 수 있나?’ 반면에 프리토타입은 전혀 다른 질문에 답해준다. ‘우리가 이걸 만들어야 하나?’ (p.341)
-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시장에만 꼭 맞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도 꼭 맞는지 반드시 확인하라. (p.359)
『 미치지 않고서야 』
by 미노와 고스케, 2018
이 책은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에서 추천하길래 구매한 책이다.
영상에서 추천한 이유는 별로 와닿지 않았는데, 표지에 적힌 새로운 시대, 일하기 혁명
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바로 구매했다.
택배로 책을 받고 ‘아 내가 이런 책을 샀었나?‘라고 갸우뚱했을 정도로 충동적으로 구매한 책이다.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일본 작가의 책은 자주 접해봤지만, 일본 직장인의 책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다양성 측면에서 점수를 줄 만 했다.
최근에 출판사와 미팅을 하며 출판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알게 된 덕분에, 출판사에서 일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그리 지루하지 않게 다가왔다. 그리고 저자의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과 공격적으로 일을 성사시키는 능력은 배울 점들이 꽤 많았다.
- 나는 내가 만든 책에 의해 만들어졌다. (p.18)
- 극단적일 정도로 어느 한 개인을 위해 만든 것이 결과적으로 대중에게 퍼져 나간다. (p.20)
- AI의 발달로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일은 로봇이 대체하는 시대다. 정해진 규칙이나 이해득실에 대한 믿음을 파괴하고, 자신이 편애하는 것을 위해 얼마나 미칠 수 있는지가 인간의 마지막 무기가 될 것이다. (p.21)
- 규칙은 악이다. 절차에 따라 일한다면 과거의 것을 재탕하는 것에 불과하다. 아슬아슬한 선 위를 걸으며 혼돈 속에 뛰어들어라. 새로운 것은 오로지 그곳에서만 태어난다. (p.33)
- 경영 컨설턴트 톰 피터스에 따르면 누군가에게 허락을 구해가며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은 없다. 안전/안심을 파괴하라. (p.56)
- “이건 툭 까놓고 말해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 아닌가요?”, “그 논리는 이상한데요”라고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순간, 패배가 시작된다. 노예로 이어지는 외길로 떨어지고 마는 것이다. (p.62)
- 순한 양처럼 조직에 순응하는 삶의 방식은 습관화된다. 그 습관은 한번 피부에 스며들면 좀처럼 낫지 않는다. 나쁜 습관은 처음부터 배제하는 게 좋다. (p.62)
- 기술의 변화가 전에 없이 빠른 세상에서 지금껏 존재하던 규칙과 틀은 금방이라도 시대에 뒤처지고 만다. 그러니 과거의 데이터를 올바르게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런 시대에는 세 살 어린아이처럼 항상 모든 것을 새롭게 여기며 가볍게 움직이는 사람이 강하다. (p.71)
- 회사가 주는 사료를 받아먹는 돼지가 되지 마라. 자신의 손으로, 발로, 머리로 포획물을 사냥하는 늑대가 돼라. 샐러리맨일지라도 경제적, 정신적으로 회사에서 독립하라. (p.81)
- 회사라는 무대를 이용해 무엇을 벌고 있는지 명확히 언어화할 수 있어야 한다. (p.127)
- 자신의 손으로 새로운 현상을 일으키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결과를 남기는 동시에 스스로 전설을 쌓아 올려야 한다. ‘브랜드’에 사람도, 돈도 따라온다. 그것을 보고 눈에 띄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야유하는 사람은 진심을 담아서 일한 적인 없는 응석꾸러기일 뿐이다. (p.139)
-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 그야말로 물건을 고르는 일 자체에 지치고 만다. 자기가 신뢰하는 사람이 추천하는 물건을 고르는 것이 지금 시대에는 필연적인 방식이 되어간다. 그러니 인플루언서의 힘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p.147)
- 앞으로 비즈니스 중 대다수는 종교화될 것이다. 신자를 모으지 못하면 물건을 팔 수 없다. 그 배경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사람이 고독해졌다는 점과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다는 점이다. (p.157)
- 의식주라는 최소한의 것이 충족되고 삶이 풍족해지면 사람은 물질적인 가치가 아니라 생각에 따라 움직인다. (p.160)
-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은 사고를 정지한 채 관습을 따른다. 그러나 정말로 바쁜 사람은 쓸모없는 것을 버리지 않을 수 없다. 본질적인 일만이 남으며, 자연히 생산성도 높아진다. (p.178)
- 업계를 가로막던 장벽이 허물어지는 시대에 하나의 일에 속박되지 않고 다양한 일에 손대어보는 힘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하나의 길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어느 하나를 끝까지 파고들지 못한 채 이것저것 손만 대다 보면 자잘한 지식만 쌓이고 어느 일에서도 특출하지 못하게 된다. (p.197)
- 홍수가 일어나 모두가 빠져 죽는 사이에 ‘저 방주를 타보자’라고 한 발을 내디딘 모험자만이 살아남는다. ‘저 배도 분명 잠길 거야. 저렇게 작은 배를 타면 위험해’라고 손가락질하는 인간은 시대의 풍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p.207)
- 미움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모든 것을 보여주고 미움받는다면 처음부터 거기까지가 끝인 관계다. (p.217)
- 결과를 내지 못하는 성격 좋은 사람보다는 무리해서라도 결과를 내는 변태에게 일이 모인다. (p.231)
- 인생이란 애초에 자신이 열중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그만큼 인생을 걸 정도로 열중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중요한 점은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개체로서 욕망과 편애를 드러내라.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전에 일단 움직여라. (p.279)
- 일본을 움직이는 창업가건, 대학생이건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큰 차이가 없다. 중요한건 행동하느냐, 마느냐에 있다. 그것만이 길을 가른다. (p.285)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by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T. Kiyosaki), 1997
이 책은 지인들로부터 여러 번 추천을 받았으나, 책 제목이 갖는 ‘뻔함’에 이끌리지 않아 읽기를 미뤄온 책이다. 이제 아빠가 되었으니 후다닥 해치우겠다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과연 여러 번 추천받을 만한 책이었다.
1997년에 출간된 책인 만큼, 이미 돈과 관련된 지식이 풍부한 사람에게는 특별하지 않을 내용이지만, 자산과 부채를 구분 짓지 않고 살아온 나에게는 꽤 임팩트 있는 내용이었다.
IMF로 부동산 가격이 바닥이었던 1997년에 어머니가 이 책을 읽으셨더라면 어땠을지, 내가 이 책을 더 빨리 읽고 부동산 가격이 저점이었던 2014년에 어머니께 조언을 드렸으면 어땠을지 상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아무쪼록 이 책을 빨리 접하고 실천한 사람들은 부자 아빠가 되었을 것이라고, 다소 쉽게 예상해버리게 되는 책이다. 좋았다.
- 곧 부자가 될 아버지는 “그런 거 살 여유가 없다.“고 습관적으로 말할 때 우리의 사고는 멈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내가 어떻게 하면 그런 걸 살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면 우리의 사고가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얘기했다. (p.25)
- 수많은 사람들이 “나는 돈에는 관심 없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하루 여덟 시간씩 일을 한다. (p.75)
-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게 정말로 이 문제에 대한 최상의 해결책일까?’ (p.85)
- 직장은 장기적 문제에 대한 단기적 해결책일 뿐이다. (p.99)
-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한 것은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모으느냐다. (p.105)
- 부자들은 자산을 취득한다. 가난한 이들과 중산층은 부채를 얻으면서 그것을 자산이라고 여긴다. (p.109)
- 진짜 자산은 다음과 같은 범주로 구분된다.
- 내가 없어도 되는 사업. 소유자는 나지만 관리나 운영은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다. 내가 직접 거기서 일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사업이 아니라 내 직업이다.
- 주식
- 채권
- 수입을 창출하는 부동산
- 어음이나 차용증
- 음악이나 원고, 특허 등 지적 자산에서 비롯되는 로열티
- 그 외에 가치를 지니고 있거나 소득을 차출하거나 시장성을 지닌 것 (p.168)
- 진심으로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렇게 하라. 하지만 그런 마음이 없다면 차라리 직장에 다니면서 자기 사업을 하길 권한다. (p.170)
- 진정한 사치는 진짜 자산을 개발하고 투자한 보상으로 얻는 것이다. (p.171)
- 돈에는 큰 힘이 수반되며, 그 힘을 유지하고 더욱 키우기 위해서는 올바른 지식이 필요하다. (p.191)
- 돈을 위해 일한다면 우리는 그 힘을 우리의 고용주에게 부여하게 된다. 그러나 돈이 우리를 위해 일하게 되면 우리가 그 힘을 갖고 또 통제하게 된다. (p.191)
- 현실 세계에서 앞서 나가는 사람은 대개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용감한 사람이다. (p.209)
- 부자가 되는 길이란 결국 자산 부문에서 매달 생성되는 현금흐름을 늘려 마침내 월별 지출 금액을 초과하는 것 (p.214)
- 똑똑한 사람들은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함꼐 일한다. (p.243)
- “근로자들은 해고되지 않을 만큼만 일하고, 고용주는 근로자들이 그만두지 않을 정도로만 지급한다.” (p. 265)
- 이 세상에는 가난한 인재들이 가득하다. (중략) 이들은 맛있는 햄버거를 만드는 기술을 완벽하게 가다듬는 데 초점을 맞출 뿐 햄버거를 팔고 배달하는 기술은 간과한다. 맥도날드는 최고로 맛있는 햄버거는 만들 수 없을지 몰라도 기본적이고 먹을 만한 햄버거를 팔고 배달하는 데에는 뛰어나다. (p.272)
- 그분은 우리가 고도로 전문화될수록 더욱더 깊은 함정에 빠져 전문성에 의존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p.273)
- 부자 아버지는 마이크와 내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정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안전하게만 행동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잃는 걸 너무 두려워해서 읽게 되는 거다.” 과거 NFL의 뛰어난 쿼터백인 프랜 타켄튼이 이를 다른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이기는 것은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p.290)
- 그들은 바쁘고, 계속해서 그렇게 바쁜 생활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들이 대면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회피하기 위해서다. (p.306)
- 일단 나 자신에게 돈을 지불하고 나면, 세금과 다른 채권자들의 압력이 너무 높아져서 나는 어쨌거나 다른 수입원을 찾을 수밖에 없어. 그런 압력이 내게 돈을 벌 동기를 부여하는 거야. (p.313)
- ‘지성’이 오만함과 결합되면 무지나 다름없어진다. (p.337)
- “부자가 되는 비결은 근로 소득을 최대한 빨리 투자 소득이나 수동적 소득으로 바꾸는 데 있지.” (p.404)
『 디스럽터 』
원서 제목은 Non-bullshit Innovation: Radical Ideas from the World’s Smartest Minds
김봉진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님이 페이스북에 쓴 이 책의 후기를 보고 바로 구매했다.
스스로 ‘과시적 독서가’라고 표현하시긴 하지만, 그래도 페이스북에 리뷰를 남길 정도면 알맹이가 있는 책일거라 생각했다. 결과는 역시나. 알맹이가 있었다. 다만 드래곤볼 같은 알맹이는 아니었고, 밀크티에 들어간 타피오카 펄 여러 개에 가까웠다.
아쉬운 점은 번역이 자연스럽지 않은 곳이 많아서 읽다보면 흐름이 자주 깨지곤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도중에 ‘다음 책은 문장력으로 승부하는 소설책을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7번 정도 한 것 같다.
다양한 예시가 있어서 좋았고, 애초에 혁신적인 회사가 아니었던 회사들의 혁신 사례가 흥미로웠다. (우리 회사 경영진들도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
가장 인상깊었던 문구는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와 사랑에 빠지기
였다. 내가 어디선가 보고 들은, 실패하는 스타트업과 기존 회사들은 문제를 정의하는 것에 소홀했던 경우가 많았다. 문제라고 보여지고 느껴지는 것들에 대한 해결책에 먼저 심취해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해결책을 그럴싸하게 가꾸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와 사랑에 빠지라는 것은, 문제를 제대로 정의해서 정말 해결책이 필요한 ‘진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나는 지금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나?
라고 스스로 되묻게 된 책이다.
- 대규모 조직 내에서 혁신으로 추앙받는 것은 사실 ‘혁신 연극’인 경우가 아주 흔하다. (p.13)
-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춘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고집을 부린다.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렸다.” -조지 버나드 쇼 (p.15)
- “혁신은 운 좋게 발견하는 거예요.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나온 영향력이나 아이디어를 완전히 받아들일 때 일어나는 겁니다. 아주 오래도록 문제를 째려보고 있는 사람에게 그런 것이 나올 리는 없지요.” (p.15)
- ”(직원이) 자신의 창의적인 능력을 사용하고 완전히 펼치며 또 성장하고 책임이 주어지는 회사여야 합니다. 그가 얼마 후 불필요한 요식 행위나 누군가의 입김 때문에 좌절한다면, 자신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만 동의할 수 없는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면, 아마 그는 짐을 싸서 가버릴 겁니다. 실은 그렇게 가버려야 합니다.” (p.28)
- “나는 세계에서 가장 힘없는 CEO가 되길 열망합니다. 게임 개발팀과 셀, 사람들에게 권력을 돌려주는게 중요하죠. 내 임무는 최고로 가능성 있는 사람을 고용해 그들이 어떻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지 결정하도록 내버려두는 환경을 조성하는 겁니다. 그 시점부터 나는 옆으로 빠져 있어야 하지요.” (p.32)
- 대니얼 핑크는 자신의 책 <드라이브>에서 연봉과 지위는 자율성(스스로 정한 방식으로 일하는 자유), 숙련(기술을 향상시킬 기회) 그리고 목적(의미 있는 무언가의 일부가 되고 싶은 소망)보다 훨씬 효과가 떨어지는 동기라고 결론지었다. (p.42)
- 구글 CEO가 말한 것처럼 AI는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입니다. (p.98)
- 당신이 했던 최고의 고객경험을 떠올려보세요. 대개는 컴퓨터와 상관없는 경험이었을 겁니다. (p.98)
- 왜 유럽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가 없는 걸까? 텔러는 안전하게 행동하려는 문화적 의지와 실패의 부끄러움을 피하고자 점진적 개선을 선호하는 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p.125)
-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와 사랑에 빠지기 (p.127)
- 효율적인 ‘미래’팀을 구성하려는 어떠한 기업도 핵심 사업으로부터 진정한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도전이 거세질 때마다 편안한 길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p.130)
- “더 이상 진입장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기업이 그걸 깨달아야 합니다. 지금의 생태계에서 자신들이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지요.” (p.159)
- Three Horizon Model - 호라이즌1(H1)에서는 현재의 주력사업을 유지하고 H2에서는 중요해질 잠재 신사업을 육성하며, H3에서는 새로운 미래사업을 좀 더 투기적인 방식으로 구상하는 것을 말한다. 전략에 따르면 지속적인 성장은 각 호라이즌에 동시에 관여할 때 가능해진다. (p.232)
- “21세기의 문맹은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배우지 못하고, 배운 것을 잊지 못하고, 다시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다.” -앨빈 토플러 (p.251)
- 오늘날 중요한 과학이론을 발표할 수 있는 사람은 천재 아인슈타인이 아니라 팀원끼리 뜻하지 않은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다양한 전문가 팀이다. (p.284)
- “시도하고 실패하고 또다시 시도하는 것이 기업 문화에 완전히 뿌리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고위층에서부터 내려와야 해요.” (p.326)
- 투자 결정은 재무 전문가가 아니라 20명의 엔지니어로 이뤄진 팀이 내렸다. (p.338)
- “세상의 최고 기술을 보유해도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비참하게 실패하고 말 것” -스탠리 쳉 (p.387)
- “헨리 포드는 부도 행복과 마찬가지로 직접 노려서 얻을 수는 없지만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로는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넷 가치도 똑같아요. 확고한 의도 아래 MBA식으로만 접근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성공하는 기업가는 무언가 더 위험하지만 유용하거나 재미있는 걸 하려고 합니다.” (p.399)
- 비논리적 결정, 어마어마한 열정, 지속 가능한 무언가를 만들려는 완벽한 집중력 그리고 어느 정도의 겸손 (p.407)
- 혁신가는 미래를 세우기 위해 현재의 핵심 수입원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함을 배웠다. (p.407)
- “급진적으로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당신이 기술보다 앞서고 싶을 경우 한계효용(Marginalism)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p.408)
- “사내회의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룹 내부 업무만 걱정하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구체적인 영업활동이 아니라 경쟁자와 고객, 자사를 둘러싼 세계를 생각해야 합니다.” (p.408)
-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p.410)
- 조직 내에서 진정한 혁신을 성취하는 가장 스마트한 리더들에게 목격한 마지막 특성은 그들이 ‘기업 유형에 상관없이 내가 기술 기업을 운영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p.423)
- “우리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피자를 웹사이트 고객의 10%에게 보여주고 그 피자를 원하는지 살펴봅니다. 고객이 주문하면 우리는 그 피자가 없다고 말하고 대신 무료로 피자를 줍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피자 이름과 가격도 시험하지요. 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는 걸 좋아합니다.” (p.425)
『 승려와 수수께끼 』
랜디 코미사, 2001
이 책이 “인생책”이라고 표현한 지인이 있어서 바로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나의 인생책은 되지 않았지만, 내가 사업을 진행중이었다면 인생책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실리콘밸리에서 다양한 기업의 경영자, 그리고 VC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저자가 전하는 사업에 대한 통찰력은 배울 점이 많았다.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도 좋았다. 독자에게 직접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Funerals.com 이라는 온라인 장례 용품/문화 회사를 시작하기 위해 자문을 구하는 레니라는 사업가와의 대화와 이메일 통해 내용을 전달한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저자의 입장이 되어서 레니의 사업 방향과 철학을 꾸짖게 되는데, 막상 내 자신은 레니처럼 사업기획서를 작성하고 투자자를 설득하러 다닌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뉘우칠 때면 겸손해지기도 했다.
계속 이런 책에 손이 가는 이유는 사업에 대한 갈증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덮었을 때, 개발자로 살아가며 내 자신이 성장하는 재미와, 사업가가 되어 사업을 성장시키는 재미, 이 두 가지 재미를 모두 느끼면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중요한 것은 경험의 결과가 아닌 경험 그 자체이다. (p.5)
- 벤처캐피털리스트가 궁금해하는 것은 세 가지다.
- 시장의 규모는 큰가?
-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할 수 있는가?
- 이런 작업이 가능한 팀원들이 구성되었는가? (p.53)
- 세월을 거치면서 나는 사업이라는 것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창의력을 펼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회화나 조각처럼 개인의 재능을 표현하는 캔버스와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왜냐고? 사업의 핵심은 변화이기 때문이다. (p.87)
- 무언가에 기꺼이 평생을 바치려면 어떤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고, 그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에 대해 많은 걸 깨닫게 된다. (p.119)
- 열정이란, 저항할 수조차 없이 어떤 것으로 당신 자신을 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의자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이다. 만약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 차이를 알 수 없다. 조금이나마 자기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어떤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욕망은 열정이 아니며, 일정 수준의 몫이나보너스, 또는 회사를 매각하여 현금을 벌고 싶다는 욕심도 열정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성취를 따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열정이 아니다. 그것은 의지에 가깝다. (p.121)
- 사람 중심으로 일하다 보면 사업은 저절로 잘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p.168)
- 실리콘밸리의 베테랑이라면 누구나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사실이 있다. 바로 벤처기업에는 단계별로 세 명의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첫 번째 단계의 대표는 ‘리트리버’ 같아야 한다. 그의 역할은 일관성 있는 비전하에 핵심 팀을 구성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시장의 방향을 결정한다. 또한 초기 자금을 유치하고, 고객과 협력업체를 확보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끈기와 창의력이 빛을 발한다.
- 두 번째 단계의 대표는 ‘블러드하운드’ 같아야 한다. 그의 역할은 시장의 냄새를 맡고 기업의 입지를 다지는 것으로서, 경영진을 구성하고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예리한 방향 감각과 기업의 규모 확장에 필요한 기술이 중요하다.
- 세 번째 단계의 대표는 ‘허스키’ 같아야 한다. 사람들과 함께 상장사의 책임성을 가지고 매일 비중 있게 성장하는 팀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일관성 있는 태도와 결단력이 중요하다. (p.177)
- 단순히 기차를 움직이게 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 기차의 행로를 정하고 사람들을 여행에 동참시켜야 한다. (p.187)
- 만약 스티브가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역할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전반적인 운영에 신경 쓰는 관리자가 되었다면 웹TV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인터넷TV 사업으로만 국한시켰다면 스티브의 원대한 비전도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었을 테고, 그랬다면 이 위험한 사업을 혼자 감당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했을 것이다. 스티브 펄먼과 웹TV를 보면서 나는 벤처기업초기 단계에는 똑똑한 관리자보다 비전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p.19)
-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위험한 방법인 평범함을 택했다.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다. (p.199)
- 만약 당신이 똑똑하면 위험부담이 15~20퍼센트 정도 감소한다. 하루에 24시간 일한다면 15~20퍼센트 정도 감소한다. 나머지 60~70퍼센트의 위험부담은 당신이 절대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p.202)
- 개인적인 목표는 오로지 우리 스스로에게 놓여 있을 뿐, 쓸데없는 평가와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것이다. (p.205)
- 렘브란트의 <야경> ..(중략).. 네덜란드 경제 황금기를 이끌던 유명인사들이 캔버스를 통해서 불멸을 꿈꿨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 중 내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저 한 화가의 걸작에 등장하는 소재일 뿐이었다. 지금 내게 의미가 있는 단 한 사람은, 후세까지 명성이 전달된 가난한 화가, 렘브란트뿐이다. (p.207)
- 가장 중요한 자원은 시간뿐이다. (p.207)
- 더 이상 인생을 낭비할 시간이 없다. (p.229)
- (역자의 글) 파스칼은 ‘고뇌에 지는 것은 수치가 아니다. 쾌락에 지는 것이야말로 수치다. 고민하면서 길을 찾는 사람들, 그들이 참된 인간상이다.‘라고 하였다. (p.232)
- (역자의 글) ‘과일이 익어서 떨어질 때가 가까워지면 화려한 색조를 띠고, 이때 그 과일은 보다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삶을 시작하며 양분도 그리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표현처럼 말이다. (p.233)
-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 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 -셰익스피어 ‘존 왕’ 5막 2장 (p.237)
- (수강노트)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아는가? 해보기 전에는 하고 싶은 일을 모르거나, 잘할지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강물만 쳐다봐서는 그 물 속의 빠르기를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물에 뛰어들어야 한다. 뛰어든 후,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이다. 이는 낭비가 아니라 경험의 자산이 된다. 그 경험은 결국 언젠가 자신의 삶에서 사용할 때가 반드시 온다.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해봐야 안다. (p.245)
- (수강노트) 자기가 자신을 가장 잘 속인다. 모든 일이 자신에게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잘 알게 되는 순간은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선택할 때’다. 말이나 생각이 아니라 행동만이 그 사람을 표현한다. 평생을 바쳐도 좋은 일이라는 것은 평생 그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일 당장 지구가 망하는 순간에도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p.245)
- (수강노트) 언제 어느 곳에서건 읽을거리를 가지고 다녀라!
무엇이든 잡지 하나를 구독하라!
급한 일이 아닌 중요한 일을 아침마다 실행하라!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항상 메모하라!
불평 마라, 시간을 낭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첫인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지막 인상이다! (p.247)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2009
이런 저런 일들에 휘둘린 요즘,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마다 ‘꾸준히 해야만 한다’라는 일종의 강박이 있다. 게으른 선택이지만 남의 이야기를 통해 ‘꾸준함’이라는 것과, 그것을 강요하는 내 안의 어느 단면을 오롯이 마주하고 싶었다.
스스로에게 강요 당한 ‘꾸준함’은 언제나 오래가지 못했다. 공부하러 방에 들어가는 길에 공부 안하냐는 소리를 들어버린 중학교 2학년 처럼, 금새 질려버렸다. 나는 여전히 꾸준하고 싶지만, ‘계속 할거냐?‘라고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는 꾸준함을 원한다.
이 책의 한 문장이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이제까지 달리면서 무엇을 생각해왔는지, 제대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 (p.36)
- Somerset Maugham은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라고 쓰고 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라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p.7)
-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p.19)
- 어떤 일이 됐든 다른 사람을 상대로 이기든 지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p.25)
- 하루에 1시간쯤 달리며 나 자신만의 침묵의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나의 정신 위생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업이었다. (p.35)
- 공백을 획득하기 위해서 달리고 있다. (p.36)
- 달리고 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비슷하다. 여러 가지 형태의 여러 가지 크기의 구름. 그것들을 왔다가 사라져간다. 그렇지만 하늘은 어디까지나 하늘 그대로 있따. 구름은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에 부로가하다. 그것은 스쳐 지나서 사라져갈 뿐이다. 그리고 하늘만이 남는다. (p.37)
- 내 안에 아직 손 닿지 않은 광맥 같은 것이 잠자고 있다는 느낌 (p.59)
-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을 때 강요받는 일을 예전부터 참을 수 없었다. 그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이 하고 싶을 때, 자신이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다면 누구못지않게 열심히 했다. (p.62)
- 내가 공부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은, 소정의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든 마친 다음, 소위 ‘사회인’이 되고 나서부터다. 자신이 흥미를 지닌 분야의 일을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추구해가면 지식이나 기술을 지극히 효율적으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p.63)
-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다’라는 진리이다. (p.75)
- 서른세 살. (중략) 그런 나이에 나는 러너로서의 생활을 시작해서, 늦깎이이긴 하지만 소설가로서의 본격적인 출발점에 섰던 것이다. (p.77)
- 만약 자신이 정한 규칙을 한 번이라도 깨트린다면 앞으로도 다시 규칙을 깨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은 아마도 어렵게 될 것이다. (p.172)
- 나에게 역할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에도 역할이 있다. 그리고 시간은 나 같은 사람보다는 훨씬 충실하게, 훨씬 정직하게 그 직무를 다하고 있다. (p.187)
-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필요에 쫓겨 명쾌한 결론 같은 것을 구할 때, 자신의 집 현관문을 똑똑똑 노크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나쁜 소식을 손에 든 배달부이다. (p.221)
- 가령 몇 살이 되어도 살아 있는 한, 나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은 있는 것이다. (p.246)
-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때때로 효율이 나쁜 행위를 통해서만이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p.257)
『 부의 추월차선 』
엠제이 드마코, 2011
나와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이 추천해준 책이다.
단백질보충제 사업을 접고 취업준비를 하던 2016년쯤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내 삶이 완전 다른 방향으로 향했을 것 같다.
이 책은 젊은 나이에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회사를 때려치고 사업을 하라는 뻔한 내용이지만, 뒤통수를 때리는 내용이 많았다.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나의 시간과 돈을 등가교환하는 것은 부자가 되는 길이 아니라는 것과 내가 일하지 않아도 돈이 벌리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 살아야 한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다.
앞서 읽은 <코끼리와 벼룩>, <해커와 화가>, <다크호스>도 결국 사업을 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이 책은 그 끝판왕이었다.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을 알고 지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잘 살았으면 하는 친구들에게 모두 선물해주고 싶은 그런 책이다.
- 인생의 목적은 다수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정신 나간 사람들 사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Marcus Aurelius (p.22)
- 부 란 인생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다. - Henry David Thoreau (p.63)
- 평범하다는 것은 현대판 노예라는 뜻이다. (p.68)
- 부는 물질적인 소유물이나 돈, 또는 물건이 아니라 3F로 이루어 진다. 3F는 부의 3요소로 가족(Family, 관계), 신체(Fitness, 건강), 그리고 자유(Freedom, 선택)을 말한다. (p.64)
-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곤란한 상황에서 당신을 구해 줄 수는 있다. - Clear Boothe Luce (p.68)
-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된다면(안전, 주거, 건강, 음식), 인간의 행복은 배우자나 가족, 친구, 종교적 존재 또는 자기 스스로와의 관계의 질에 의해 매우 크게 좌우된다. (p.69)
- 평범하다는 것은 생존 경젱에 놓인 현대판 노예라는 뜻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붐비는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한 후 여덟 시간을 일하는 것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의 노예가 되는 것이며 월급의 10%를 저축하는 것이고 그 짓을 50년간 반복하는 것이다. 또 평범하다는 것은 몯든 물건을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이며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평범하다는 것은 빠른 차와 큰 집이 있으면 행복하다고 믿는 것이다. (p.69)
- 행운을 원한다면 과정에 뛰어들어라. 과정이 있어야 당신이 원하는 사건들이 벌어진다. (p.77)
- 토요일과 일요일이라는 보상 때문에 당신의 영혼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팔아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p.96)
- ‘고학력’이라는 타이틀에 얽매이면 자유를 빼앗길 위험이 있다. (p.117)
- 서행차선 부자는 MBA를 딴다. 추월차선 부자는 MBA를 딴 사람을 고용한다. (p.131)
- 자기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큰일을 할 수 없다. - Benjamin Franklin (p.152)
- 금을 캐려고 땅을 파는 대신 삽을 팔아야 한다. (p.153)
- 소비로 부터 달아나서 생산자로서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p.153)
- 위험을 무릅쓰고 멀리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만이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먼 지점을 발견한다. - T. S. Eliot (p.157)
- 추월차선을 달리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팔리고 수익을 남길 만한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만들어 냄으로써 부를 증식한다. (p.169)
- 다섯 가지 추월차선 사업 씨앗 (p.173)
- 임대 시스템
-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스템
- 컨텐츠 시스템
- 유통 시스템
- 인적자원 시스템
- 직장에 다니는 것이 사업을 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사실을 믿어라. (p.216)
- 오늘은 남은 인생을 시작하는 첫 날이다. (p.223)
- 당신은 신체적 재능을 요구하는 분야를 제외하고 어느 분야에서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나! (p.244)
- 모든 것이 통제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당신이 충분히 빨리 가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 Mario Andretti (p.250)
- 똑똑한 사람은 실수로부터 배운다. 현명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실수로부터 배운다. (p.254)
- 다음 중 무엇이라도 100만명에게 제공해 보라. 보장하건대, 이러면 100만 달러의 자산을 가지게 될 것이다. (p.268)
- 기분을 좋게 해 주어라.
- 문제를 해결해 주어라.
- 교육해 주어라.
- 외모를 발전시켜라. (건강, 영양, 옷, 화장)
- 안전을 제공하라. (주거지, 안전예방책, 건강)
-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라. (사랑, 행복, 웃음, 자신감)
- 기본적인 욕구(음식)부터 외설적인 욕구(성욕)까지 충족시켜라.
- 삶을 편하게 해 주어라.
- 꿈과 희망을 고취하라.
- 진입 장벽이 없다는 사실 그 자체가 시장을 형성한다. (p.273)
-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 한 번만 옳으면 된다. - Mark Cuban (p.284)
-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누군가 이미 하고 있다면? 뭐 어떤가, 더 잘하면 된다. (p.306)
- 인생의 비극이란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다. - Benjamin Mays (p.314)
- 서행차선을 달리는 사람들은 지출을 줄일 방법을 찾는 반면, 추월차선을 달리는 사람들은 소득과 자산 가치를 늘릴 방법을 찾는다. (p.323)
- 실행은 승자와 패자를 아이디어로부터 분리시키는 훌륭한 도구다. (p.332)
- 위험, 비용, 업무량의 분산을 위한 파트너 선택은 옳지 않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직업윤리, 우선순위, 비전, 신뢰를 기반으로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 (p.356)
- 모든 사람은 목에 보이지 않는 사인을 달고 다닌다. “나를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게 해 달라.”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할 때 이 문구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 Mary Kay Ash (p.363)
『 다크호스 』
토드 로즈 & 오기 오가스, 2018
내가 해온 피벗(pivot)과 앞으로 하게 될 피벗에 용기를 주는 책이다.
나를 방목형으로 키우셨음에도, 대기업 퇴사에는 유독 강하게 반대하셨던 어머니가 왜 그러셨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어머니는 표준화 시대를 살아오셨고, 표준화 시대의 성공 방법은 묵묵히 버텨서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표현하는 충족감(fullfillment)을 느끼는 삶에 꽤 많이 공감했다.
충족감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인데, 서울대-대기업으로 이어진 나의 사다리는 나의 충족감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선택이었다. 와이프를 제외한 주변 모든 사람들은 내가 표준화 시대의 광전사처럼 사다리에서 묵묵히 버텨주기를 바랐지만, 나는 사다리를 걷어 차버렸다.
그 결과, 어떤 일(개발)에 깊이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충족감을 곧잘 느끼게 되었다. 그 전까지의 나는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었지만, 충족감을 느낀 이후로는 내 인생의 우선순위에서 돈은 추락했다. 표준화 시대의 사다리를 걷어 차고, 돈을 좇지 않게 되면서 진정한 내 인생을 사는 느낌이다.
물론 나의 피벗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 우리 대다수는 남들 모두에게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면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개인적 충족감과 스스로의 결정에 따른 성취감을 성공 기준으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p.24)
- 우리가 어렵게 일궈낸 성공은 게임의 규칙을 깨뜨린 결과였다. 우리가 게임의 규칙을 깬 것은 저항심이나 오만함에서 벌인 일이 아니라 그야말로 불가피한 일이었다. (p.26)
- 다크호스들은 공통적으로 충족감(fullfillment)을 느끼며 산다는 것이다. (p.29)
- 우리는 흔히 직업에서 대가의 경지에 이르면 그 결과로서 행복을 얻는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p.31)
- 우수성을 추구하면서 그 결과로 충족감을 얻게 됐다는 점이 아니다. 충족감을 추구하면서 그 결과로 우수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p.32)
- 다크호스들은 어떤 일에서 우수해짐으로써 충족감을 느낀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일에 깊이 몰입하면서 충족감을 느꼈다. (p.33)
- 개인화된 성공이란 충족감과 우수성을 모두 누리는 삶이다. (p.34)
- 세계 최고가 아닌 최고의 당신(the best version of yourself) (p.36)
- 거대 조직을 지휘하는 사람들은 너무 관념적인 전망에 빠져 실제 인간의 본질을 잊은 채 시스템을 사람들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시스템에 맞추려 들기 십상이다. - 버트런드 러셀 (p.39)
- 성공하고 싶다면 한 가지 일에 진득이 매달려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충고도 자주 들었다. 하지만 잉그리드는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다 홍보회사에 다니던 중에 진짜 문제는 단순히 근면함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본질적 문제 같았다. (p.42)
- “저는 늘 똑바로 앞만 보고 걸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면 저에게 잘 맞는 진로를 찾게 될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앞만 보고 정진하는 데도 자꾸만 이 길은 아닌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p.42)
- 우리는 제일 먼저 노동을 표준화했다. 뒤이어 학습을 표준화했다. 또 그 뒤에는 표준화된 작업장을 표준화된 교육기관과 접목시켜 표준화된 커리어를 세워놓았다. 그런 식으로 유치원 문턱을 넘어선 첫날부터 은퇴하는 날 아침까지 인생행로가 표준화되면서 이제 인간의 삶은 완전히 표준화되고 말았다. (p.51)
- 표준화 계약에서는 직업적 우수성을 얻으려면 오랜 시간 착실히 걸어가야 한다는 미명하에 열망을 억누르고 자신의 행복을 뒤로 미루라고 강요하면서 그런 처신이 분별 있는 행동인 것 처럼 내세운다. 표준화 계약하에서는, 행복이란 열심히 노력해서 끝까지 버텨낸 것에 대한 보상이다. 변덕을 부려 충족감을 추구하고자 일직선의 길을 포기하려는 생각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방종이자 무모한 짓으로 비쳐진다. 마땅한 의무를 다하기도 전에 행복을 기대하는 이들을 저 혼자 잘난 척하는 사람이나 응석받이라고 비웃는다. 최악의 경우엔 세상 물정 모르는 신세대로 치부한다. (p.55)
- 당신이 구불구불 굽은 길로 가기로 마음먹는다면 어쩔 수 없이 그런 냉소적 반응에 부딪히게 된다. 당신을 누구보다 아끼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그렇게 반응하는 이유는 당신이 순응자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 아니다. 당신의 선택이 세상사에 대한 자신들의 기본 인식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당신이 성공하길 바라면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성공 방법은 표준 공식에 따라 목적지를 의식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끝까지 버티는 길밖에는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p.58)
- 터닝포인트에 이르게 된 사람은 누구든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그냥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마침내 어려운 고비를 헤치고 성공하게 될 것이라고 여기는 척할지… 아니면 표준화 계획을 깰지 정해야 한다. (p.58)
- 다크호스들은 결정할 때 얼마나 돈벌이가 될지 어느 정도나 실력을 쌓게 될지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개개인성과 잘 맞는 기회를 포착하여 그 기회를 붙잡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남들이 강요하는 자아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아상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p.68)
- 충족감을 얻고 싶다면 남들이 강요하는 열정이 아니라 당신의 항해에서 순풍을 타게 할 열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p.93)
- “생계를 저의 본성과 정렬시킬 방법을 마침내 찾아낸 셈이죠.” (p.98)
- 다크호스들은 열정이 좇아갈 대상이 아니라 설계 가능한 대상임을 깨우쳐 보여준다. 열정 설계에서 관건은 내면에서 가장 뜨겁게 불타오르는 하나의 동기를 좇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여러 다양한 동기를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p.111)
- 컴퓨터 분야에 쏠리는 열정에 맞춰 삶을 고착화 할 경우, 다시 말해 컴퓨터 산업에서 표준화된 성공으로 올라서는 사다리를 충분히 밟아 올라갈 경우엔 어느 날 컴퓨터 앞에 앉아 하는 활동에 별 흥미가 끌리지 않게 되더라도 표준화 계약에서는 간편한 해결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다. (p.113)
- 운명은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는 것이다. -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p.115)
- “우리 업계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다들 얼마간은 걸었어요. 그러다 마침내 차를 얻어 탔지만 그런 도움을 받은 이유는 누군가 걷고 있는 우리를 보았고, 사람은 누구나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엄지손가락만 내밀고 우두커니 서서 태워주길 기다리는 자세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요.” (p.136)
- 대체로 우리는 우리의 뇌가 가장 잘하는 것이 뭔지 조금도 모른다. - 마빈 민스키 (p.163)
- 선천적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 극히 힘들다. 확실히 알아볼 방법은 딱 하나, 직접 해보는 것뿐이다. (p.177)
-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수행할 기회를 잡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을 여는 열쇠다. - 존 듀이 (p.244)
- “제가 살면서 아주 큰 도움을 얻었던 한 가지를 꼽자면, 목적지를 의식하지 않고 새로운 선택들에 마음을 열어놓았던 자세였어요.” (p.345)
『 해커와 화가 』
폴 그레이엄, 2004
단어 2개로 충분히 설명되는 삶과 긴 설명이 필요한 삶, 그리고 쓸 약력이 없는 삶(= 나). 임백준님과 정희님도 엄청 대단한 분들이지만, 단 2개의 단어로 본인을 소개할 수 있는 저자의 경력과 자신감에 감탄했다.
사실 이 책은 저자가 하고싶은 말을 해대는(?) 책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 가운데 개발자로서 한 번쯤 고민해보아야 할 주제들과, 배울 점들이 곳곳에서 반갑게 손을 흔드는 책이다.
개발자가 아니라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책이다. (화가에게는 더더욱.)
-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인문학적인 감성을 지닌 공부벌레geek, 공학적 감성을 지닌 예술가가 풀뿌리 혁신을 이끄는 시대다. (p.5 감수자의 글)
- 어떤 사회적 체계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기보다 아래에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괴롭힘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경향이 있다. (p.22)
- 훌륭한 소프트웨어 설계자가 엔지니어가 아니라는 것은 건축가가 엔지니어가 아닌 것처럼 지극히 자명하다. 건축가는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고 엔지니어는 어떻게 할지를 알아낸다.(p.41)
-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방법은 대개 이미 존재하는 것을 살짝 뒤틀거나, 아니면 알려진 아이디어 몇 개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p.43)
- 영국의 시인 사무엘 존슨은 한 작가에 대한 평판이 일정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대략 백 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p.44)
- 나는 내게 다가오는 영감의 원천이 “컴퓨터”라는 말이 포함된 학과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자들이 모여드는 영역에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p.45)
- 프로그래밍 언어는 당신이 이미 머릿속으로 생각한 프로그램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생각해 내기 위한 도구다. 볼펜이 아니라 연필인 셈이다. (p.46)
- 큰 회사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서 번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점의 상실이 문제 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큰 회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망치면 되는 것이다. (p.48)
- 해킹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자기 자신의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것이다. (p.51)
- 하나의 프로젝트를 붙들고 몇 년 동안 일하면서 나중에 새롭게 떠오르는 생각을 프로젝트에 부분적으로 적용하여 개정판을 만들어 나가는 것보다는, 화가와 같이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를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p.52)
- 프로그램은 오직 사람이 읽기 위해서 작성되어야 한다. 컴퓨터가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부차적인 일이다. (p.59)
- 과학 분야에서는 특히 주어진 가정에 질문을 던지는 습관이 엄청난 무기다. (p.78)
- 어떤 생각을 창고에 넣어 둔다는 것은 그 생각의 구현을 연기한다는 문제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구현하는 동안 떠올렸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좋은 생각 역시 창고에 넣어 둔다는 문제도 만들어 낸다. (p.118)
- 우리는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현했다. (p.119)
- 부는 돈과 같은 것이 아니다. 부란 근본적인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음식, 옷, 집, 자동차, 도구, 재미있는 곳으로의 여행 등등. 설령 돈이 없어도 부는 가질 수 있다. (p.152)
-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진짜로 하는 일은 부를 창출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무엇을 수행하는 것이다. (p.153)
- 중요한 것은 어떤 그룹에 소속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p.159)
-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갖춘 환경에 있어야 한다. 두 가지란 바로 정당한 평가와 영향력이다. (p.161)
- 능력이 있고 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자기와 능력이 비슷한 소수의 사람과 어울려서 일을 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 (p.165)
- 사람들에게 있어 언제나 최고의 동기부여는 얻는 것에 대한 희망이 아니라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p.172)
- 미래에도 여전히 멋지게 보일 만한 것을 만들고 싶다면 순간적인 유행이 아니라 사물의 고유한 장점으로부터 내용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미래의 세대에게 통하는 어떤 것을 만들고 싶다면 이전 세대에게도 통할 만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 (p.219)
- 좋은 건물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건축가의 각본을 수행하는 배우로서의 삶을 살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펼치고자 하는 삶의 조용한 배경 공간이 된다. (p.221)
-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함에 따라서, “이런, 이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거야.“라는 희미한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그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기 바란다.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방법은 바로 자기 자신만의 미적 취향과 그것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p.234)
- 기계의 시간이 아니라, 프로그래머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진짜 비효율성이다. (p.258)
- 테크놀로지를 선택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사용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최선인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p.273)
-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벤처 투자자나 잠정적 구매자를 기쁘게 할 목적으로 제품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오직 사용자를 기쁘게 만들기 위해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p.302)
- E. B. 화이트는 “가장 좋은 글쓰기는 다시 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p.332)
-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해야 하지만, 당신이 그 시점까지 개발한 해결책의 가치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회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p.332)
- “화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경우는 없다. 단지 그는 작업을 멈출 뿐이다.” (p.346)
『 코끼리와 벼룩 』
이종립님의 2019년 회고에서 2019년에 76권의 책을 읽으셨다고 했다. ㄷㄷㄷ
게다가 1000페이지가 넘는 TCP/IP와 이산수학까지 완독하셨을 정도로 독서의 질도 높았다.
2019년에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기억도 못하는 나는 한없이 초라해졌다.
그래서 2020년에는 실천 가능할 것 같은 독서 목표를 세웠다.
내 나이만큼 책 읽기.
내 나이를 목표로 삼으면 기억하기도 쉽고, 목표 달성을 못하면 나잇값도 못한다는 죄책감에 빠지게 하는 자충수 역할도 한다. 매년 1권씩만 더 읽으면 되니, 점진적으로 독서량을 늘리기에도 꽤 좋은 방법인 것 같다.
2020년에 한국 나이로 31살이 된 나는 31권을 읽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첫 타자가 종립님이 만나주셨을 때 소개해주신 < 코끼리와 벼룩 >이라는 책이다.
다 읽고 나서 이 책이 2001년에 나왔다는 사실에 뒤통수를 쎄게 맞는 책이다. 2001년에 나온 책인데 2018년에 쓰여졌다 해도 믿을 정도로 저자의 혜안이 뛰어나다.
코끼리 기업에 다니던 시절의 동기들 중, 아끼는 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 쇼펜 하우어에 따르면, 진리는 조롱을 먼저 받고, 그 다음에 반대를 받다가 마지막으로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p.12)
- 만약 어떤 것을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그 지식과 기술을 어디서 발견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그런 열정이 있으면 일단 도전하게 되며 성패 여부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연금술사는 실패와 실수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학습의 경험만을 말한다. (p.27)
- “사실이나 이성에 연연해 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 신비, 회의 속에서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능력을 나는 부정적 능력이라고 부른다네.” (p.132)
- 더 많은 프리랜서들이 자신의 지식을 철저히 통제하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수수료를 청구할 것이다. (p.150)
- 가장 이상적인 회사는 소규모 운영 단위, 유연한 위계제와 리더십,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팀 프로젝트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또한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높은 신뢰감과 참여의식을 배양해야 하며, 자기비판적이지만 개인의 성취를 인정하는 보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p.152)
-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에 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며, 마지막이 회사에 관한 것이다. (p.155)
- 과감하게 생각해본다면 제품의 원천과 최종 소비자 사이에 낀 모든 세력은 중간에 해당한다. 앞으로 20년 동안 거의 모든 직장이 중간배제 현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 (p.177)
- 왜 자동차 대리점이 필요할까? 해석이 없는 정보는 자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p.177)
- 빈 중간을 메울 새로운 세력은 종종 관련 업계 밖에서 올 것이므로 그들이 오고 나서야 관련 없계 종사자의 눈에 띈다. (p.178)
- 현재 들어서고 있는 유연한 세계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식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나처럼 평생직장 생활을 교육받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력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커다란 도전으로 느낄 것이다. 도전을 무사히 헤쳐나가는 사람들은 자유와 기회를 한껏 음미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회사 이후의 생활이 힘겹고 숨 막힐 것이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내가 겪은 것처럼 자기 자신을 판매하고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학습과 능력 개발을 조정하고 자신의 여러 삶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것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아직까지 없다. 당신보다 앞서간 선배들의 힘겨운 경험과 교훈으로부터 어렵사리 배워야 하는 것이다. (p.188)
-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p.193)
- 정치가들은 유권자가 공동체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전혀 말하지 않고 자신들이 유권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만 말한다. (p.218)
-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마음과 자유롭고 싶은 마음 사이의 갈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p.253)
-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이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p.257)
-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남들과 달라야 한다. (p.263)
- 과학의 획기적 돌파구(가령 상대성 이론)는 생활 속의 어떤 분야에 있는 아이디어를 빌려다가 생활의 다른 분야에 하나의 비유로 적용할 때 발생한다. (p.264)
-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은 단 한 번뿐이므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p.274)
- 모든 변화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만들어낸다. (p.310)
- 나의 잠재된 Capability를 찾아야겠다는 오래된 추구가 나를 지탱해온 힘이었다. (p.354)
-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다.”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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